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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눔의 문화, 활짝 꽃피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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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훈∥시인·교육칼럼니스트

묵은해가 가고 임인년 새해가 밝았으니,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고자 하나 지금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코로나19와 2년간이나 싸우고 있으나, 아직도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물가는 날로 치솟고 젊은이들은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으며, 주위에서는 갑자기 일자리를 잃거나 사업이 힘들어진 사람도 많아져 국민들은 너무 지쳐 있다. 

현재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과 금융불균형에 대한 대책으로 돈줄을 조이고 있으며, 이번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했다. 금리 인상은 약자인 서민들에게는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줘야 할 정치인들은 상대방을 공격하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고, 낮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연일 합리성이 부족한 허황된 말도 쏟아내고 있다.

정치인들은 실천이 가능하고 믿음이 가는 희망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하며, 정부도 취약계층을 구제할 적극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겠다. 그리고 언론도 자극적이고 절망적인 뉴스보다는 감동적이고 희망적인 뉴스에 더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어둡고 불안한 현실에서 필요한 건 희망이다. 이런 때일수록 가진 자들이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가진 것을 나누어 주는 희망의 등불 역할을 스스로 해야 한다. 서양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해서 높은 사회적 신분을 지닌 이들이나 부자들이 공공봉사나 기부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도덕적 의무를 다하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미국의 철강 재벌인 앤드루 카네기와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인 빌 게이츠와 투자의 귀재인 워렌 버핏 등은 최고의 갑부이면서 최고의 기부왕으로서 존경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이웃과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

조선 정조 당시 흉년으로 인하여 식량난에 허덕이던 제주도 사람들을 위해 전 재산을 털어 쌀을 사서 나누어준 거상 김만덕, 백리 안에 굶는 이가 없게 하라는 신념을 실천했던 경주 최부잣집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기억되고 있다.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을 했고 아픈 사람과 굶주린 사람을 위해 유한양행 제약회사를 설립한 유일한 박사를 꼽을 수 있다.

“사람을 건강하게 세상을 행복하게”라는 슬로건처럼 세상을 행복하기 위해 복지와 교육에 거의 전 재산을 기부하고 떠났다. 최근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2021 기부·나눔단체 행사에 초청받은 박춘자(92) 할머니가 화제의 인물이다. 평생 동안 김밥을 팔아 모은 전 재산을 기부했으며, 거리에 버려진 발달장애인 11명을 데려와 키우기도 했다. 지난 9월 LG복지재단으로부터 받은 의인상 상금 5000만 원도 어려운 이웃과 사회를 위해 모두 기부했다고 한다.

박 할머니는 나누는 일에 거창한 이유를 달지 않으며, 그저 나누는 삶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다. 새해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광주가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함을 나누는 이른바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달성했다는 훈훈한 소식도 들려온다.

1월 4일 오후 2시 모금액 42억6천만 원으로 온도탑 수은주는 101.2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가진 자들은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 추구하지 말고, 이 추운 겨울에 헐벗고 굶주린 이웃이 없는가를 살펴보는 아름다운 눈을 가지면 좋겠다. 

호남교육신문 http://www.ihop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6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