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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눈보라 뜷고 섬마을 가사도분교장에 '산타'가 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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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서초가사도분교장 학생 자치 크리스마스 ‘가족의 날’행사 이모저모

진도서초등학교가사분교장 학생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실시된 ‘가족의 날’ 행사에서 1년 동안 방과후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기획하고 연습한 공연을 부모님들께 선보였다.

계속된 기상악화로 여객선 운항이 통제돼 크리스마스 행사 참여나 가족 모임이 힘든 상황에서 4가구, 5명인 유초등생 모든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여 따스하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특히나 가사도분교장 자모들은 전원 필리핀 출신으로 본국과 가사도의 성탄절 문화가 너무 달라 연말이 되면 항상 고국을 더 그리워하는데 학교에서 마련해 준 ‘가족의 날’ 행사를 통해 아이들의 귀여운 공연도 감상하고 동향의 어머니들이 가족과 함께 한자리에 모일 수 있어 뜻깊었다는 후문이다.

이날 행사에는 4가구의 부모님 전원이 참석했으며, 설문을 통해 가장 선호도가 높았던 케익만들기와 학생들의 축하공연 순으로 실시됐다. 특히, 학생들의 크리스마스 공연은 가사도분교장의 가장 맡언니인 3학년 이현주 학생의 기획으로 1학년 동생과 유치원 동생 3명과 함께 틈틈이 준비한 자리여서 의미를 더했다.

학생들은 부모님들 앞에서 크리스마스캐롤과 율동, 악기연주를 선보였고, 마지막 순서로 ‘크리스마스 보물을 찾아서’라는 창작극을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보물을 찾아 모험을 하던 아이들이 찾은 진정한 보물은 부모님이라는 내용으로 정성껏 오리고 붙여서 준비한 카드와 선물을 부모님께 드리자 참석한 부모님들은 훌쩍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학생들과 부모님 모르게 교직원들이 준비한 깜짝 산타의 방문이었다. 교직원 가족을 산타로 섭외하여 아이들 선물 보따리를 들고 갑자기 등장하자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님들도 발을 동동 구르며 환호했다.

고등학교 국어교사 출신 산타는 특유의 입담으로 “배도 안 다니고, 루돌프도 감기 걸려서 아픈데, 가사도에 착한 어린이들이 많이 있어 눈보라를 뚫고 걸어왔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진도서초가사도분교장 한소영 부장교사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교육환경과 문화적 환경이 열악한 작은 분교이지만 아이들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가사도의 미래인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전 교직원과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가 지금처럼 똘똘 뭉쳐 계속 노력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공연을 마친 3학년 이현주 학생은 “우리가 준비한 공연을 부모님들이 좋아해 주셔서 너무 뿌듯해요. 1년 동안 지도해 주시고 필요한 지원을 다 해주신 학교와 유치원, 복식강사 선생님께 감사드려요. 그리고 산타할아버지 누군지 알 것 같아요”라며 행복해했다.


실시간 속보 교육정론 호남교육신문 1986.3.9
http://www.ihop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4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