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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떠오르는 전남 보성의 명문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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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흥∥미력초 교장

 

한때 순천에서는 지나다니는 개라도 00고(高)를 나오지 않으면 행세하기 힘들다는 우스개 농담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목포, 여수, 순천 등 소위 지방 명문고 출신들이 경제·사회적 지위를 독점하던 시절에 특정고등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지 못한 학부모들은 심한 낭패감에 빠져 들어야 했고, 급기야 자녀를 타도시로 전출시키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곤 했다. 평준화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어가자 당시 김장환 교육감은 자의반타의반으로 2005년 위 3개 도시에 전격적으로 고교 평준화를 시행하게 된다.   


이후 십여 년이 흐르는 동안 ‘고교 평준화’라는 말은 우리 생활 속에 녹아든 채 사라진 용어가 됐다. 그러자 곳곳에서 우후죽순처럼 신생 명문고등학교가 나타났다. 아직도 우리들의 머리 속에 각인된 명문고등학교라는 의미는 서울의 SKY castle에 많은 학생들이 입학하는 학교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4차원 시대를 앞둔 지금 명문고등학교의 의미는 시대에 맞게 재해석돼야 하며 그간의 잘못 각인된 이미지에서 벗어 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 보성에서는 그 동안 학생들의 학력 증진을 위해 교육과 행정의 주무 관청에서 많은 공을 들여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을 위해 노력해왔다. 보성군장학재단은 이미 120억원 이상의 장학금을 마련해 학생들의 사기를 북돋워 왔고, 공립고교와 사립고등학교에서는 시류에 휘둘리지 않고 학생들의 진로·취학을 묵묵히 지도한 결과 올 2019 대입 전형과 취업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어 떠오르는 지방 명문고등학교로서의 새로운 가치와 면모를 쇄신하게 됐다.

 

다향고등학교(교장 김선경)는 1951년 개교해 오랜 전통인 녹차 수도 보성의 특색에 걸맞게 보성차(茶)와 자동차 관련 교과목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고등학교다. 2016년 전남교육청의 MC교육과정 운영 최우수학교 지정으로 취업중심, NCS 및 기업맞춤형 교육과정, 교육부 선정 매직 사업 등의 교과 내용을 기반으로 올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대기업에 4명, 대학에 8명 입학, 군부사관학교에 1명 등의 취업 실적을 냈다. 특히 전남도교육청이 운영한 글로벌 현장학습반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안성민 군이 호주의 멜버른에 해외 취업을 한 것이 올해 최고의 수확이다.     

    

벌교고등학교(교장 최재화)는 1986년 개교한 이래 줄기찬 발전을 거듭해 오늘날 ‘교육부 지정 기숙형 고등학교’와 ‘전남교육청 지정 중심고등학교’ 그리고 ‘보성군 명문고 육성 대상 고등학교’로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기독교 정신을 설립이념으로 하는 미션스쿨로서 23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숙사를 완비해 쾌적의 학습 환경을 갖춘 신생 명문고등학교다. 전임 이성렬 교장의 하부르타 중심의 토론 수업이 수시 전형에서 빛나는 효과로 연결됐다. 올해 입시에서는 서울대 3명을 비롯해 연대, 한양대, 교대, 의대 등 105개 대학에 336명(복수 통계)의 합격자를 양산해 이 지역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장흥 지역 등 인근의 50여개 중학교에서 입학을 희망하는 인기있는 고등학교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벌교상고(교장 윤재학)는 1952년 개교해 1만 9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이 고장의 명문 상고다. 2012년 거점특성화고등학교 지정을 계기로 최첨단 시설과 교육용 기자재를 확충하여 힘찬 도전으로 웅비하고 있다. 2019학년도 신입생부터 학과개편을 통해 금융회계과와 토탈뷰티과 등의 전공과를 운영하게 된다. 2018학년도 졸업생 현황은 공공기관 3명, 대기업 1명, 중소기업 23명 등이 취업했고 이화여대 1명, 경희대 2명, 경기대 1명, 서울시립대 1명, 전남대 3명, 조선대 1명, 순천대 1명 등 총 27명의 학생들이 대학진학에 성공했다.

 

벌교여자고등학교(교장 이명은)는 1975년에 벌교읍에 개교해 ‘꿈과 배려가 있는 행복한 배움의 공동체’를 표방하는 학교다. 진로지도와 특색있는 학교행사를 통해 착실하게 그 전통을 쌓아가고 있다. 내 고장 바로 알기 교육과 민주시민의 가치 실현을 위한 사제 독서 토론 교육이 각종 수목과 화초가 어우러진 교정에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자신보다는 이웃을 먼저 돌아보는 착한 심성을 지닌 품위 있는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쏟는 학교이기도 하다. 사제동행해 애정과 신뢰로 학생 중심의 학교, 학력을 신장하는 학교, 환경이 깨끗한 학교로써 올해 졸업생 가운데 전소연 학생이 청주교대에 합격하는 등 부산외국어대, 순천향대, 광주대 등 26명의 졸업생 가운데 24명의 학생이 진학해 대학 진학률 92.3%를 자랑했다. 

 

보성고등학교(교장 전경호)는 의(義), 예(藝) 다향(茶香)의 3보향 가치를 실현하는 보성군을 대표하는 인문계 고등학교다. 이전의 보성여자고등학교가 1985년 개명을 하며 새 모습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최첨단의 시설을 자랑하는 최신식 건물에 지금까지 87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 지역의 거점고등학교로써 다양성을 존중하고, 변화와 개선을 실현하는 창의적 역량을 함양하는 보성군민의 염원이 담긴 학교이기도 하다. 126명 졸업에 고려대학교, 광주교대, 건국대, 인천대, 경기대, 한의대 등 110명의 학생이 자기 적성에 따라 다양한 대학에 첫발을 내딛어 명실공히 이 지역의 명문고등학교로서 손색없는 진학률을 보였다.

 

예당고등학교(교장 이규정)는 설립자인 진은(眞隱) 이용옥 선생의 교육 이념인 ‘일일신 우일신(日日新 又日新)’의 정신이 빛나는 학교다. 1966년에 개교해 그동안 소프웨어 선도학교, Steam(창의융합)교육선도학교,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영어화상교육(호주고교MOU), 영재학급, 비젼스쿨, 독서토론반, 공무원 준비반 등을 운영해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각종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활동 프로그램( 국악 가야금, 대금, 해금 등, 드론, 오케스트라 등)을 운영했다.

 

또 예당고등학교는 S/W 영재학급 전국 산출물대회 3위, 한국문학 전국백일장대회 운문부분 대상, 태백산맥 전국 고교생백일장대회 산문부분 대상수상, 전국새마을 문고 편지쓰기 대상 교육감상 수상 등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9학년도 진학은 서울대학교를 비롯해 교원대, 서울교대, 광주교대, 연대, 고대, 중앙대 등 유명대학에 합격하여 78명의 졸업생 중 74명이 합격해 진학률 94.9%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와 같이 보성의 떠오르는 신생 명문고등학교의 질주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는 보성의 각 지역에서 초중학생들이 학력을 갈고닦은 밑받침과 고등학교 선생님들의 헌신과 열정적인 지도의 결과라고 단언할 수 있겠다. 또한 보성군청과 교육지원청의 물질적 지원과 관심 등이 유기적으로 혼합된 입체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학생 자신이 적성과 소질에 따라 유명 대학을 고집하는 것 보다는 진로를 먼저 생각하는 최근 학생들의 경향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유명무실의 화려한 대학만 쫓다가 훗날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것보다는 실리를 먼저 추구하는 용기있는 진로 결정도 중요한 이유가 되겠다. 전국 최고의 청정 지역임을 자랑하는 우리 보성이 진학과 취업에서도 전국에 두각을 나타내는 일이 머지않았다는 기대감으로 매우 설렌다. 이 지역의 신생 명문고교들이 소리없이 위대한 발걸음을 계속 내딛는 한 보성의 앞날을 그려보는 재미는 어느 고장보다도 장밋빛 전망이 가득하기에 오후의 햇살을 맞는 흐뭇함이 쫄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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