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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호남교육신문] 삼호고 '일제강점 강제 징용자' 다큐멘타리 제작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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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귀향’ 프로젝트, 군함도, 아소시멘트 광산 방문
미이케 탄광 등 실제 강제 징용 현장 참상 생생하게 담아내

 

삼호고등학교(교장 윤주헌) 동아리 '컬쳐웍스(Cultureworks)'가 일제강점기 일본 본국으로 끌려간 강제 징용자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언론 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모여 영상 제작, 신문 기사 분석, 미디어 비평 활동을 전개하는 컬쳐웍스(Cultureworks) 동아리는 전라남도교육청 청소년 미래도전 프로젝트 국내 우수팀으로 선정되며 국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미완의 귀환’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해당 프로젝트에서는 일제강점기 일본 본토로 강제 징용당했던 조선인 노동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고, 참혹한 실상을 실제 카메라에 담아 영상으로 제작하는 활동이다.

첫째로 학생들은 강제징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강제징용과 관련된 서적 탐독, 강제징용 관련 특강 수강, 지역별 강제징용의 유형과 특성 조사, 강제징용의 실상을 알리는 교내 홍보물 제작 및 전시 등의 활동을 수행했다.

또한 해당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향후 미디어, 언론,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매스미디어를 활용해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어떻게 하면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진로개발역량을 내면화하는 기회를 가졌다.

학생들은 지도교사와 함께 KBS 광주총국 김무성 TV제작국장의 초대를 받아 다큐멘터리 기획–촬영–편집 일련의 과정에 대해 생생한 현장에서의 설명과 노하우를 체득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7월 21 일자로 출국한 5명의 학생들은 일본 후쿠오카의 미이케 탄광을 답사하고, 탄광에서 강제노역을 하다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들의 명복을 비는 오무타 아마기 공원 징용희생자위령비를 참배했다.

유력 정치 가문인 아소 가문의 시멘트 광산 공장 앞에서는 공장 전경과 광산 희생자들이 안치된 묘비의 모습들을 함께 카메라에 담았다. 이어 나가사키로 이동해 국내에서 영화로도 제작돼 많은 사람에게도 알려진 군함도에 입도해 현장을 답사하고 영상을 취재하는 시간을 가졌다.

혼슈 섬으로 이동 후 오사카에서는 MBC 무한도전에서도 다뤘던 교토 비행장 조성을 위해 동원된 조선인 마을인 우토로 마을을 취재하고, 교토 북부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일본의 항복 선언 후, 귀국을 위해 배에 승선한 조선인들을 모조리 폭살한 ‘우키시마호 사건’의 위령비인 ‘순난자의 비’를 참배하며 방명록을 작성했다.

조선인 강제징용자들의 열악하고 참혹한 노역 현장을 보며 학생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더욱 절망적이었던 것은 어떠한 현장에도 조선인들의 강제 징용 사실과 잔혹한 학살, 학대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삼호고등학교 컬쳐웍스 학생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지만,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평화가 무시된 과거 사실이 은폐, 축소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를 고스란히 영상에 담아 반드시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학생들은 "교과서에서는 강제징용이나 위안부를 단 몇 줄로 배웠다. 하지만 직접 일본에 와서 우리 선조들의 참혹했던 역사를 두 눈으로 카메라 렌즈로 담으니 글자로 배웠던 것보다 몇 배는 더 잔인하고 처절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를 기획한 최재원 교사는 "기억하는 일은 단순히 예전의 일을 돌아보며 상기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뿌리가 없는 줄기는 없고, 줄기가 없는 열매와 꽃이 없듯, 치유와 화해의 미래를 바란다면, 반드시 과거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집단적 기억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소중한 하나의 과정"이라며 프로젝트 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귀국 이후 학생들은 영상자료 정리 및 편집 활동을 진행중이며, 올해 하반기 교내에서 다큐멘터리 제작 발표회 및 시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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