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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의정칼럼] 지금이 딱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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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남∥전라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순천5)

지난 10월, 우리나라에 첫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작가 한강님의 수상 축하로 언론뿐아니라 자그마한 동네 서점의 대문까지도 기쁨과 환희로 반짝였었다.

반짝이는 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휠체어에 앉아 한강책을 살피던 어르신을 만났다. 물론 장성한 손주가 불편한 할머니를 동행하고 있었다.

서점에서 본 착한 손주가 몇이나 있을라나,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제 자녀들이 어르신을 부양해야 하는 현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남도와 같은 지역에서는 고령 인구 비율이 높아지면서 어르신들의 건강관리와 병원 방문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매번 착한 타이틀의 손주나 자녀가 동행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한 고민에서 순천시의회 장경원 의원과 논의하며 시작했던 것이 지난 6월 ‘순천시 병원 동행 서비스 지원에 관한 지원 조례’, 올해 11월에 필자가 대표 발의했던 ‘전라남도 홀로 사는 도민 병원동행서비스 활성화 지원조례’였다.

병원동행서비스는 병원 방문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전문 매니저가 병원 방문 전 과정을 동행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단순히 병원까지의 이동을 돕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진료 접수, 수납, 약국 방문 등 병원 이용의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병원동행매니저라는 새로운 직장이 생겨나면서 이 서비스의 전문성과 신뢰성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특히 보호자들이 항상 동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병원동행서비스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 지고 있다.

조례가 차질 없이 시행된다면, 전남의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더 이상 병원 방문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병원동행매니저의 따뜻한 손길과 세심한 배려 덕분에 어르신들은 안심하고 진료를 받고, 이는 어르신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조례를 기획할 때 가장 큰 비중과 의미를 두었던 사항은 병원동행서비스가 단순한 동행을 넘어 어르신들과의 정서적 교감을 통해 그들의 외로움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매니저와의 대화 속에서 어르신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서슴없이 나누고, 공감을 얻으며,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다시금 느끼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다.

작지만 큰 바램과 고민으로 시작된 병원동행서비스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면 우리들의 미약한 역할은 행복의 청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웨일스 출신 영국 가수 메리 홉킨이 1968년 발표한 Those were the days라는 곡이 있다. ‘그 시절이 좋았어. 그때가 좋았어’라며 정말 그때가 좋았는지 해맑게 노래한다. 하지만 이제 전남의 어르신들은 더 이상 ‘Those were the days’라고 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젊은이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 덕택에 ‘This is the perfect time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이 딱 좋아’를 외칠 수 있도록 세차게 달려오는 노년을 차분하고 명랑하게 받아들이는 전남의 어르신들이 많아져야 할 때다. 

녹슬어 사라져 버리는 것보다 닳아서 쓰임받기를 기대하는 전남의 홀로사는 어르신들이 더 이상 과거를 그리워하지 않고 ‘젊은처자들. 어여와~ 빛나는 노년으로~ 지금이 얼마나 여유롭고 평안한지 아나~’라며 현재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어르신들의 지혜와 경험을 존중하며 모두가 잘 살기 위한 몸부림의 시작으로. ‘청춘의 책임, 공동체의 책임’을 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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